자미원잠박사
2018. 11. 13. 12:04

"불면증인가요?
평소에 잠에 쉽게 들지 못하게된게 좀 됐는데요
한번에 몰아서 자고 오랫동안 깨어있는걸
반복합니다. 12시간을 잔다하면
보통 24시간은 기본이고, 36시간 조금 더 되어야
강제적?으로 자는 느낌이 나고
평소에 제 맘대로 자고 싶을 때
자질 못하고 있습니다. 병원에 가보고 싶긴한데
어느병원에 가서 이런걸 말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2일에 한 번 잠을 자니깐
몸도 많이 쇠약해진 기분이고
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의 수면-각성 리듬은
25시간을 주기로 움직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하루를 보내는 24시간의 주기가 아니라
25시간을 주기로 움직인다는 점이 특이하긴 하죠
빛이 들어오지 않는 깜깜한 동굴에서
그냥 본능대로 눈이 떠지면 일어나고
졸리면 잠을 자는 패턴을 반복했을 때
25시간을 주기로 움직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의 생체리듬은 25시간을 주기로 한다는 것이
밝혀졌는데요. 25시간의 주기가 아침 기상 직후
햇볕을 쬐면서 다시 리셋되어서 24시간의
리듬을 매일 매일 새로 맞춰 가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우리 몸의 생체리듬 주기가
25시간을 주기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살펴보면
우리의 수면리듬은 자연스럽게 1시간 정도는
쉽게 뒤로 밀려버릴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올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아무것도 안하면서 그냥 실내활동만
하다보면 점차 잠이 드는 시간이 늦어져서
새벽에 혹은 아침에 자는 리듬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바깥 활동을 안하고,
실내에서 햇볕을 잘 보지 않는 생활을 하면서
밤에도 밝은 곳에서 활동을 하거나
컴퓨터 모니터를 본다거나 스마트폰 등과 같은
밝은 불빛에 자주 노출되게 되면 어렵게 맞춰 놓은
24시간의 주기가 아니라 인위적인 수면리듬에 의해서
수면도 그 패턴이 바뀌어 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평소에 잠들기가 힘들어진 이유를
이런 리듬에서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하루 중에서 깨어 있는 시간(16시간)
잠자는 시간(8시간)을 구분지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반면,
질문하신 분은 그 주기를 2-3일의 큰 주기를 가지고
하루는 잠자고 그 하루의 2-2.5배 정도는
깨어 있는 리듬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언제부터 왜 이런 리듬이 만들어졌는지를 이해하려면
아까 말씀드린 25시간의 본능적인 주기를
이해하셔야 하는데요. 처음에 24시간의 수면리듬을
어기면서(늦게 일어나거나, 낮에 활동량이
적었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25시간의
수면리듬을 만들어 갔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점점 더 잠드는 시간은 늦어지고
그에 맞춰서 일어나는 시간도 늦어져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패턴이 반복되었을 겁니다.

만약 '잠들지 못하는 상태' 만 본다면
불면증이라고 할 수 있지만
수면시간을 확보하고 수면과 각성의 비율을
잘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불면증이라기 보다는
수면리듬이 뒤로 밀리면서 나름대로의
리듬을 만들어 내고 있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리듬의 흔들림을 바로 맞춰주는 것이
지금의 상황을 개선시켜줄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텐데요. 우선 12시간 정도를
잔다고 했을 때, 기상시각을 최대한 아침 7-8시로
맞춰서 잠자리에 드세요. 저녁에 어두운 시간에
충분히 잠을 자고 나면 수면의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나서 무조건 밖으로 나가서 햇볕을 쐬면서
운동을 하거나 몸을 가볍게 움직이는 활동을 해주세요
가능하다면 아침 식사 이후에 하루 종일 밖에서
햇볕을 쐬면서 바깥 활동을 많이 할 수 있다면
더더욱 좋습니다. 각성을 유지하는 시간동안에는
최대한 햇볕을 많이 본다 생각하시면 좋겠구요.
그리고 난 뒤에 귀가 후 집에서
저녁식사 후 10시경에 한 번 잠자리에 들어보세요
몸을 지치게해서가 아니라 충분한 양의
햇볕을 쬐었고, 그로 인해서 각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에 그에 준해서 잠이 일찍
밀려올 수 있다는 개념에 의해서 수면이 이전보다는
조금 더 밀려올 것입니다.
결국, 밤에는 최대한 어둡게 잠에 투자하고
낮에는 최대한 밝은 햇볕에서 육체활동을
많이 만들어주는 것에 투자하면서
2-3일 주기로 이루어지는 수면과 각성의 주기를
1일 주기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효율적인 개선 방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만약 이런 리듬의 변화를 꾀함에도
패턴이 잘 돌아오지 않거나 그로 인한
다른 신체증상이 나타난다면 적절한 치료나
도움을 받아보시는 것까지도 생각해보셔야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