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담사례

[지식인 상담사례] 우울증, 불면증으로 인한 치료




"우울증 불면증으로 3년 넘게 치료 받고 있지만

불면증은 나아진게 없어요

불면증에 관해 더 좋은 처방해주실 수 있는 정신과 의사선생님 없으신가요...

푹 자고 싶어요. 어중간하게 옅은 잠 자다 깨고 싶지 않습니다. 도와주세요."







질문자님의 글을 보니 꽤 오랫동안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려 오신 것 같네요.
3년이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닐텐데요.
그리고 3년이라는 시간은 자칫 성격의 변화를 야기할 수 있고
잘못된 편견이 고착화될 수도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됩니다.

말씀해주시는 내용을 봤을 때
우울증은 그나마 호전이 되셨는데 불면증 때문에
더 많이 힘들어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한 더 좋은 처방이 없을까
궁금해하시는 것 같은데요.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한 더 좋은 처방을 찾으려고 하기 보다는
지금의 불면증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조금 다른 관점에서 불면증을 바라 보면서
불면증 치료 자체에 대한 다른 시각을 가져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는 상황은 이렇습니다.
처음에 불면증이 시작되었을 때 우울증이 함께 왔었다고 하셨는데요.
우울증이나 불면증이 오기 전에 계속되는 스트레스나
지속적으로 누적된 피로를 느끼면서 억지로 힘든 몸을 이끌면서 
말 그대로 버티기를 계속 해 왔을 것입니다.
체력적으로 힘들고 지치긴 했지만 정신력으로
버티거나 젊으니깐 힘든줄 모르고 계속 몸을 혹사시켰을겁니다.

그렇게 '버티는' 동안에는 몸이 긴장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교감신경이 항진된 상태로 생활하게 됩니다.
교감신경이 항진되었다가 다시 내려왔다를 반복하기는 하겠지만
피로가 누적될수록 버텨야 하는 상황이 많아지면서
점차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있는 시간이 길어졌을겁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체력에 한계가 느껴지게 됩니다.
육체적인 에너지의 고갈로 인해서
'힘들어서 이제 못 버티겠다' 하는 순간
몸 뿐만 아니라 정신도 함께 무너져 내리게 됩니다.
몸의 힘듦을 정신력으로 버텨왔지만 몸의 힘듦이 극에 달하게 되면
정신도 결국 함께 무너져 내리게 되는 것이죠.
그게 바로 우울증입니다.

더군다나 체력이 그렇게 바닥을 치게 되면
잠이 들 때 필요한 에너지마저 모두 고갈되면서
잠도 이루지 못하게 되는 불면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몸이 힘들어서 우울증도 왔는데 잠을 이루지 못하니
몸은 계속 힘들어질 수 밖에 없고
그러면서 감정은 계속 우울한 상태를 만들어 내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는 것 입니다.

하지만 이런 악순환 속에서 불면증과 우울증이라는 증상 자체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왜 잠을 이루지 못했나요?"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쏙 빠지고 그냥 우울하지 않게 
잠을 잘 잘 수 있게 해 주세요 라는 얘기만 계속 반복하게 됩니다. 
그래서 잠을 더 잘 자게 해 주는 약은 없나요? 하는 얘기만 하고 
제가 왜 잠을 못 자는 걸까요? 라는 질문은 더 이상 하지 않게 되는 겁니다.

우울증의 증상이 좋아졌지만 불면증이 계속되는 이유는
항우울제를 먹어서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은 조금 좋아졌지만 
원래 우울증과 불면증을 만들어냈던 체력의 약화라는 부분은 
해결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같은 뿌리(체력의 약화)에서 자라난 두 개의 가지 중에서 
하나의 가지는 가지치기를 해서 사라졌지만 
아직 하나의 가지는 남아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뿌리는 여전히 건실하기 때문에 또 우울증이라는 가지가 
다시 싹을 틔우고 올라올 수 있는 상태라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결국에는 이 뿌리를 바로 잡아주는 치료가 필요한 것입니다.
수면 자체에 대해서도 너무 못 잤다는, 즉 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너무 커져 있으면 잠을 자고도 못 잤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우선은 자신의 잠에 대한 긍정적 시선을 가져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이 정도 수면이라도 감사하면서 

조금은 잤구나 하는 생각을 가져 보도록 합시다.